주의! AI 관련 부외 부채, 4조 1,000억 달러 돌파

10월 30일 Intel의 장중 낙폭은 한때 30%까지 확대됐다. 주가는 최저 64.24달러까지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약 1,500억 달러 증발하면서,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일일 주가 흐름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50억~160억 달러로,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치인 약 170억 달러를 10억 달러 넘게 밑돌았다. David Zinsner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현금흐름이 플러스를 기록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이스라엘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4분기 매출은 약 3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PC 출하량은 올해 약 12%, 2027년에는 추가로 10% 줄어들 전망이다. 연초부터 10월 29일까지 Intel 주가는 한때 약 150% 상승했다. 시장이 Intel을 AI 수혜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적 보고서가 드러낸 현실은 달랐다. 반도체 제조 공장은 현금흐름을 소진하고 있었고, 주력인 PC 사업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압박받고 있었다. Intel의 곤경은 한 기업의 경영상 실책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후 집계된 4조 1,100억 달러라는 수치는 개별 기업의 경영 실패를 훨씬 넘어서는 구조적 문제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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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1,100억 달러의 구성

이 4조 1,100억 달러는 전통적인 의미의 부채가 아니다. 주로 취소 불가능한 구매약정, 계약은 체결했지만 아직 개시되지 않은 리스,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프로젝트에 제공한 보증과 신용지원이라는 세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항목별로 보면, Meta의 취소 불가능한 구매약정은 3분기에 3,490억 달러에서 4,550억 달러로 급증했고, 아직 개시되지 않은 리스는 2,790억 달러에서 3,560억 달러로 늘었다. Hyperion 및 El Paso 합작법인에 대한 잔존가치 보증은 총 415억 달러에 달했다. Amazon의 무조건부 구매의무는 1,300억 달러에서 2,540억 달러로 거의 두 배가 됐으며, 아직 개시되지 않은 리스는 1,370억 달러에서 1,650억 달러로 증가했다. Amazon의 약정은 한 분기 만에 1,310억 달러, 41% 늘어 하이퍼스케일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Alphabet의 구매약정은 950억 달러 늘었고, 아직 개시되지 않은 리스는 850억 달러에서 1,310억 달러로 증가했다. 에너지 설비 보증은 162억 달러로 두 배가 됐으며, TPU 하드웨어 재매입 보증 66억 달러도 추가됐다. 이에 따라 총 부외약정은 1조 590억 달러에 달해, 단일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Microsoft의 부외약정은 350억 달러, 6% 늘어 가장 절제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구매약정 수치는 여전히 6월 말 기준 Form 10-K 공시 내용을 반영하고 있어, 다음 연차보고서에서는 실제 수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한 기업은 SpaceX였다. 부외약정은 2분기 말 290억 달러에서 3분기 말 400억 달러로 늘었고, 10월 26일에는 510억 달러로 더 증가해 증가율이 174%에 달했다.

이 항목들을 종합하면 부외약정의 성격이 분명해진다. 이미 빌린 돈이 아니라, 이미 지출하기로 약속한 돈이다. 리스 계약을 체결하면 서버 설치가 모두 완료됐는지, 연산 용량이 판매됐는지와 관계없이 임차료를 내야 한다. 구매약정을 맺으면 반도체가 예정대로 도착하는지, 실제 수요가 발생하는지와 관계없이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러한 약정은 손익계산서의 이자비용이나 재무상태표의 부채로 나타나지 않고, 재무제표 주석에 ‘약정’으로만 존재한다. 그러나 현금 유출의 경직성은 재무상태표에 인식된 부채에 못지않다.

이들 기업의 재무상태표에 실제로 인식된 차입금과 리스부채는 총 약 1조 달러다. 재무상태표상 부채 대비 부외약정의 비율은 4대 1을 넘는다.

90일 만에 약 1조 달러 증가

부외약정은 6월 말 약 1조 8,000억 달러에서 8월 말 3조 1,200억 달러, 이어 10월에는 4조 1,100억 달러로 늘어나 불과 4개월여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미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5개 기업만 보더라도 부외약정 합계는 2조 4,800억 달러에서 3조 500억 달러로 늘었다. 분기 증가액은 5,770억 달러, 증가율은 23%다.

증가 속도 자체가 하나의 신호다. 재무상태표상 부채 확대는 신용등급, 채권시장의 발행물량 흡수 여력, 이자비용의 제약을 받는다. 반면 부외약정의 확대는 회계상 훨씬 ‘조용하게’ 진행된다. 기업이 재무상태표상 레버리지를 높일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한다는 점을 인식하면, 지출을 장기 리스나 구매약정 형태로 구성하는 편이 재무제표에 미치는 ‘비용’은 훨씬 작다.

Meta는 이러한 경로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영업현금흐름이 970억 달러이고 신용등급이 Aa3/AA-인 이 기업은 실적 발표 후 신용부도스와프(CDS)가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후 최대 950억 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375억 달러는 이미 조달을 마쳤고 약 600억 달러 규모의 시장가 주식매각(ATM) 프로그램은 추가 실행을 앞두고 있다. AA- 등급 기업에서 세 가지 일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외약정은 쌓이고, 시장에서는 CDS가 상승하며, 기업은 주식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이 세 가지 현상이 함께 나타난다는 것은 시장이 부외약정을 신용위험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고, 기업은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대응하기로 했음을 보여준다.

Amazon은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분기 자본적지출은 772억 6,000만 달러에 달했고,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은 1년 전 148억 달러 플러스에서 424억 달러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부외약정은 한 분기 만에 1,310억 달러 늘어 하이퍼스케일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분기에 자본적지출과 부외약정이 동시에 가속화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둘 다 동일한 AI 인프라 군비 경쟁이 회계상 드러난 결과다.

엇갈리는 신용평가 방법론

골드만삭스 신용전략가 Amanda Lynam은 S&P가 부외 리스를 반영해 레버리지를 조정하는 반면, 무디스와 피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같은 기업이라도 적용하는 평가 체계에 따라 레버리지 수준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부외약정이 수천억 달러 수준일 때는 방법론 차이의 영향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그 규모가 재무상태표상 부채의 네 배가 넘는 4조 1,100억 달러에 이르면, 이러한 차이는 신용평가 결과를 바꿀 만큼 커진다.

10월 30일 S&P는 Meta의 AA- 등급을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그 근거로 AI 자본적지출이 잉여현금흐름을 마이너스로 전환시키고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지목했으며, Meta의 미래 리스의무가 3,557억 달러로 증가했다는 점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Meta의 장부상 부채는 많지 않다. 그러나 S&P 방법론에 따라 3,557억 달러의 리스의무를 조정에 포함하면 레버리지 추세는 달라진다.

이와 별도로 S&P 글로벌의 디지털 인프라 책임자 Mark Habib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이나 소규모 AI 기업에 제공한 묵시적 보증으로 인해 상당한 규모의 미공개 AI 관련 부채를 안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상호 연결된 자금조달 구조’라고 표현한 것이다. 지난 1년간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최대 3,000억 달러의 보증을 제공했다. 이러한 보증은 잔존가치 보증, 합작법인 약정, 신용지원 등의 형태로 여러 항목에 분산돼 있을 수 있다. Meta가 Hyperion과 El Paso에 제공한 415억 달러의 잔존가치 보증이 그 한 예이며, Alphabet의 에너지 설비 보증과 TPU 하드웨어 재매입 보증은 또 다른 유형에 해당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앞서 AI 자금조달의 불투명성이 금융 취약성을 심화시키며, 순환 자금조달이 가장 두드러진 위험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S&P 역시 순환 자금조달로 인한 매출 부풀리기가 AI 산업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시장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부외부채의 위험은 ‘숨겨져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현금 유출의 경직성과 이에 대응하는 매출의 불확실성에 있다. 그 파급 경로는 다음과 같다. 현금 유입이 예상에 미달 → 프로젝트 현금 부족 → 담보가치 하락 및 자금조달 여건 악화 → 모회사 또는 보증인의 추가 자금 투입 → 건설 및 조달 축소.

출발점은 현금 유입이다. 개별 프로젝트의 매출은 연산 용량을 충분히 높은 요금에 임대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임대료가 떨어지면 프로젝트의 현금 유입이 리스료와 구매약정에 따른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고, 프로젝트 회사가 가장 먼저 압박을 받는다. 이후 담보가치가 하락하고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모회사나 보증인이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 시점에 부외약정은 재무상태표에 반영되는 현금 유출로 바뀐다. 모회사 자체의 현금흐름도 줄고 있다면, 추가 자금 투입을 위해서는 차입이나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더 늘려야 한다.

이 파급 경로의 핵심 특징은 임계점이 있다는 것이다. 현금 유입이 정상적일 때 부외약정은 주석의 한 줄에 불과하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현금 부족이 발생하면 약정의 경직성으로 인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모회사로 압박이 전달될 수 있다. 10월 30일 Intel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30% 줄어든 것은 미시적 사례다. 이를 거시적으로 확대하면 다음과 같다. 여러 프로젝트 회사에서 동시에 자금 부족이 발생할 경우, 4조 1,100억 달러 중 일부가 실제 자금조달 수요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

주류 가치평가 모형은 여전히 재무상태표상 지표를 핵심 입력값으로 주로 활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틀도 바뀌기 시작했다. Meta의 CDS는 실적 발표 후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S&P는 등급 전망을 낮췄으며, 골드만삭스는 신용평가 방법론의 불일치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신용시장과 신용평가사, 증권사 리서치 모두 부외약정을 독립적인 변수로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시스템 전반의 재평가를 촉발하는 요인은 규모 자체가 아니라, 부외약정 증가율과 영업현금흐름 증가율 사이의 격차일 수 있다. 영업현금흐름으로 재무상태표상 의무와 부외약정의 일부를 충당할 수 있다면 부외부채는 관리 가능한 미래 지출에 해당한다. 하지만 영업현금흐름 증가율이 약정 증가율에 뒤처지는 순간, 그 경직성은 ‘장기적 약정’에서 ‘단기 자금조달 압박’으로 바뀐다.

10월 30일 Intel의 30% 하락은 이미 도착한 청구서다. 4조 1,100억 달러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부분이다. 시장이 전자를 가격에 반영하는 데는 하루가 걸렸다. 후자를 반영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첫 번째 파급 경로가 언제 ‘현금 유입의 예상 미달’에서 ‘모회사의 추가 자금 투입’으로 넘어가느냐에 달려 있다.